[중앙] 외교관 35년보다 NGO 3년 더 행복

김광동 ‘더 멋진 세상’ 대표 – “당장의 먹을 것을 준다고 빈곤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김광동(65) 대표가 이끄는 비정부기구(NGO) ‘더 멋진 세상(Better World)’이 하는 일은 일반적인 구호단체과 조금 다르다. 인구 3000~1만 명의 마을을 정해 더 나은 마을, ‘베터 빌리지(better village)’로 바꾼다. 농업전문가·의사·예술가 등 국내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그 지역에 맞는 수익 창출 사업을 선정해 지역민들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파키스탄의 한 마을에는 태양열 동력의 에어컨 시설을 갖춘 학습센터 겸용 마을회관을 지어줬다. 또 이 마을 청년 2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전자기계와 섬유봉제를 가르치고 있다. 강과 마을을 연결하는 급수관, 농수로 공사도 한창이다. 르완다로도 눈을 돌렸다. 한 마을을 선정해 양계장을 지어주고 청년 2명을 한국에 데려와 양계와 새마을정신을 가르칠 계획이다.

“가난으로 인한 패배감을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벨기에 식민지였던 르완다는 아직도 벨기에로부터 냉동 닭을 수입해 비싼 값에 사먹고 있습니다. 스스로 닭을 기르면 되는 데도 말이죠. 그들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길을 내주려 합니다.”

김 대표는 35년 동안 외교관으로 살았다. 브라질 대사와 OECD 초대 공사 등을 지냈다. 2007년 퇴직 후 ‘지금까지는 내 나라 내 가족을 위해 살았으니, 앞으로는 다른 이들을 위해 살자’고 결심했다. 지인인 양승우 안진딜로이트회계법인 회장, 이재경 ㈜두산그룹 부회장 등이 그의 뜻에 동참했다. 2010년 12월 ‘더 멋진 세상’을 설립했다. 일본 대지진 현장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태국·터키 등의 재난 지역을 찾았다. 지난해부터는 아프리카 서남부 지역을 돕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 오는 8일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자선콘서트를 연다.

외교관으로 ‘잘 먹고 잘 살았지만’ 그는 힘들었던 지난 3년이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한 달에 열흘 이상을 오지에서 지냈다. 비행기를 타고 40시간 넘게 가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가져간 축구공을 받아들고 활짝 웃는 기니비사우 아이들을 보며 쌓인 피로, 고통이 다 없어지는 기쁨을 맛본다”고 했다.

기니비사우에는 진료센터를 만들고 있다.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이 25~30%에 이르는 곳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약을 보관할 수도 없다. 태양광 시설을 짓기로 했다. 또 지하 50~100m를 파 식수를 확보한 후 급수탑을 세울 예정이다.

“저도 어린 시절 먹을게 없어 배를 많이 곯았습니다. 50~60년 전 한국은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죠. 이제 한국은 경제 강국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어서도록 도와준 국제사회를 향해 이제 우리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주머니 속 동전을 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박혜민 기자

출처: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5/06/11033132.html?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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