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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태풍피해를 딛고 필리핀에 새희망을

국제개발 NGO <더 멋진 세상>, 필리핀 중부 지진과 태풍 피해지역 긴급구호

지난 10월 필리핀 중부 보홀(Bohol)섬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7.2의 지진과 33회의 여진으로 215명이 사망하고 가옥 3,450여 채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1월 9일 슈퍼태풍 ‘하이옌’(Haiyan)이 보홀섬을 포함하여, 북쪽에 위치한 레이테(Leyte)섬과 세부(Cebu)섬을  할퀴고 지나면서 중부 지역의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 되었다.

국제개발 NGO ‘더멋진세상’(Better World)은 지진과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아파하는 필리핀 중부지역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들에게 긴급구호품을 전달했다.

 

지진의 상처를 할퀸 태풍

지진 발생 직후 더멋진세상은 피해가 집중된 필리핀 보홀섬에 현지 협력파트너인 Erwin, 남미선 2명을 긴급 파견하여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답사 결과 47개 도시로 구성된 보홀섬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인 마리보혹(Maribojoc)의 산간 지역에 위치한 칸다비드(Candavid) 마을이 긴급구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지난 11월 6일 더멋진세상 본부 직원 2명, 현지 파트너 2명 및 현지 자원봉사자 6명 등이 칸다비드를 방문하여 1차 구호품 150세트를 각 가정 단위로 전달했다. 지원된 물품은 쌀 2kg과 라면, 통조림, 과자, 칫솔, 치약, 비누 등 식료품과 생필품 위주로 구성되었다.

긴급구호품을 받아든 주민들은 연신 “살라맛(고맙습니다)”을 외치며 희망의 미소를 지었다. 과자 봉지를 쥐어들고 신이 나서 뛰어다니는 꼬마들의 웃음소리도 마을 가득 울려 퍼졌다. 더멋진세상 김창옥 본부장은 “1회성 지원으로 그치지 않고, 이후로도 현지파트너 2명을 중심으로 지속적 방문과 구호품 전달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주민 수가 660여명쯤 되는 칸다비드 마을은 이번 지진과 태풍으로 145채의 가옥 중 106채가 무너져 내리거나 비바람의 영향으로 지붕과 벽이 날아가 버리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지진 발생 직후 전기와 식수는 끊겼고, 피해 주민들은 조그만 비닐 천막을 임시로 설치하고 바닥에 나무나 천을 깔아 한 방에서 온 식구가 기거하고 있었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주민들에게 태풍 ‘하이옌’은 엎친데 덮친 격이다. 임시천막은 비바람에 파손되고 산사태로 도로가 파손되어 외부의 접촉을 막아 피해기간을 장기화 시키는 악영향을 끼쳤다. 태풍이 아니라도 지금이 우기라 열대성 폭우가 바람과 함께 자주 내려 불편이 가중되는 형편이었다.

마을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도 있는데, 이번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져서 공터에 임시 천막교실을 세워 수업하고 있었다. 어지럽게 널려진 건물 잔해 사이로 아이들이 사용했을 노트와 책, 그리고 교실 벽에 걸려있던 표어와 그림 등이 흙먼지에 덮인 채 뒤섞여 있었다.

 

먹는 게 해결되니 집 걱정

공터에 세워진 천막교실 옆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NEW CANDAVID’(새로운 칸다비드)라는 이름으로 마을의 새로운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남의 등 뒤로 숨어버리는 수줍음 많은 아이들.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아이들이 꿈꾸는 새로운 마을의 모습이 멋지게 표현되었다. 아이들은 이미 무너진 건물 잔해위에 새로운 마을의 모습을 꿈꾸고 있었다.

 

 

먹는 문제가 해결되니 이제 눈에 들어오는 게 무너진 주택이다. 피해 지역을 살펴보던 김창옥 본부장은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마을을 주도적으로 재건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면 좋겠다”며 구호품 전달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 가옥의 신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다행인 것은 이곳에 젊은 청년들이 많이 있고 마을 동장(훌리오, 35세, 남)을 중심으로 질서가 세워져 있어서 일을 추진하는 데 용이하다는 점이었다. 칸다비드 마을의 동장 훌리오는 “초가지붕과 대나무 격자무늬 벽을 이용해 전통 가옥을 짓는다면 재료비가 $100 정도 필요할 것”이라며 주택 신축에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더멋진세상은 이들을 위해 2단계 지원계획으로 주택 신축에 필요한 지붕과 외벽 재료를 지원하고, 주택 건설은 현지 파트너와 훌리오 동장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면 좋겠다는 계획안이 마련되었다.

파손된 주택 106채 중에서 적극적으로 주택건설의 의지가 있는 10가정을 선별하여 시범적으로 임시가옥 신축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하여 주민들이 스스로 건축을 마무리 하도록 돕는 게 1단계 계획이고, 이를 토대로 나머지 96가구의 신축을 올 12월까지 마무리 한다는 게 2단계 계획이다.

또한 무턱대고 돈을 쥐어주거나 일방적으로 건설을 추진해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마을이 장기적으로 발전해 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다는 판단에 최대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도록 독려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따라서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개선해 가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 멋진 마을을 꿈꾸며

지진과 태풍으로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를 보면서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더 나은 마을을 건설하려는 꿈으로 활기가 느껴지는 칸다비드 마을. 이들에게 더 멋진 세상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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